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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토크룸 (Talks)6

미국 아카데믹 생존기(3): 시급 $15불 연구원에서 연구교수로 다시 일어서기까지 "테뉴어 트랙 조교수라는 타이틀이 주는 안정감이 정말 컸던 걸까?" 30대 뒤늦은 나이에 미국으로 유학을 오던 당시만 해도 어시스턴트쉽을 받고 박사학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게 주어진 것만으로도 무척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간사한 마음이 화장실 가기 전과 후가 다르다는 것처럼, 박사를 시작하던 당시만해도 꿈도 꾸지 않았던 교수라는 직함을 달고 나니 마치 그것이 본래 내 것인양 느껴졌고, 전업맘으로 집에 주저앉아야 했을 땐 내 것을 빼앗긴 것처럼 억울한 감정마저 들더군요. 다들 결혼해서 아이를 가졌다고 해서 나처럼 직업을 내려놓아야하는 것은 아닌데.. 한국 가족들의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었던 당시 나의 상황과 직업의 유동성이 없었던 남편의 상황, 모든 것을 알고 시작한 온전한 나의 선택이었음에도 .. 2024. 5. 28.
미국 아카데믹 생존기(2): 미국 조교수에서 시급 $15 연구원?! (Ft. 경단녀, 워킹맘, 전업맘, 경력단절) 플로리다 사는 윤언니입니다. 아.. 오늘은 글 제목만 썼는데도 제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이 맥주라도 한잔 마시면서 글을 풀어나가야 할 것 같네요 ㅎㅎCareer Suicide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좀 센 영어표현인데, 평범한 표현으로는 Career Gap, 한국식 표현으로는 "경력단절"을 의미합니다. 경제활동이 왕성하게 일어나는 30대쯤 특히 여성에게 경력단절이 일어나는 여러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임신-출산-육아"일 텐데요. 특히,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고유한 영역이기에 우리나라에선 2007년에 "경단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죠. 아동가족학으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아동발달, 인간생애주기발달, parenting 수업을 대학에서 주과목으로 가르치며, "임신-출산-육아" 분야에서 이론으론 자신감 넘쳤.. 2024. 5. 4.
미국 아카데믹 생존기(1): 30대 영어 못하던 박사가 미국 조교수 되기까지 안녕하세요? 미국 플로리다 사는 윤언니입니다. 오늘은 미국 아카데믹 직급 및 생존기를 제 실제 경험을 통해 좀 더 생생하게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예전부터 한 번쯤 꺼내고 싶은 주제였으나, 망설여지기도 했는데요. 왜냐하면 여전히 저는 현재의 자리에서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치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국에서 유학을 꿈꾸는 분들이나 (예비) 석박사분들이 계시다면, 일반적이지 않는 저의 이야기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저의 아카데믹 생존기를 한번 풀어볼까 합니다. 30대 미국 박사 도전미국 박사를 떠나오던 2011년 제 나이 31살의 이야기를 먼저 꺼내야겠네요 (나이가 나오나요? ㅎㅎ 지금부터는 제 만 나이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5년 직장.. 2024. 3. 12.
김언니와 윤언니 인연의 시작 - 대학원 김언니와 윤언니 인연의 시작 - 대학원 제가 김언니를 처음 만난 건 2004년 24살 때 대학원 면접장이었습니다 (진짜 내년이면 20주년이네요. ㅎㅎ) 꽤 오래전 일이라 많은 기억이 사그라들었지만, 아직도 생생히 제 기억에 남아있는 건 각자 면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전철 안에서 둘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입니다. 그날 처음 만난 사이인 데다 둘 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조금은 어색했을지 모를 첫 만남이었는데, 김언니의 첫인상은 조용하고 진중했으며, 살짝 미소 띠며 제 이야기를 잘 들어주어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우리 둘은 2004년부터 2006년까지 2년 동안 고생스러운 석사 과정을 함께 하며 무척 친해졌습니다. 언니는 학부전공을 바꾼 탓에 논문 주제도 달랐고, 서로 지도 교수님도 달랐지.. 2023. 12. 30.
[김언니] 인생 첫 블로그를 서울에서 시작하다. 안녕하세요. 서울에 살고 있는 김언니입니다. 대학원에서 만나 20년을 함께 한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소중한 동생인 윤언니, 그녀가 이 블로그를 시작하자고 했을 때 조금 망설였습니다. 나의 목소리를 누군가 궁금해할까 하는 생각, 블로그를 공동으로 운영하다 좋았던 관계에 금이 가면 어쩌나 하는 염려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그런 걱정을 조금 내려놓고 내가 가지고 있는 컨텐츠를 꺼내보기로 했습니다. 얼마 전, 한 학생으로부터 받은 메일이 저에게 용기가 되었어요. 저의 조언이 학생의 진로 결정에 굉장히 도움이 되었다는 메일이었습니다. 강의를 제대로 시작한지는 2년차, 아직 학생들에게 깊이 있는 조언을 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여겨 말을 많이 아끼는 편입니다. 그런 '나'이기에 조언이 필요한 순간에는 좀 더 깊이 있.. 2023. 8. 31.
[윤언니] 인생 첫 블로그를 미국서 시작하다. 어느덧 내가 미국에 온지도 10년이 넘었다. 32살의 뒤늦은 나이에 박사유학을 왔고,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았다. 그리고 나는 올해 44살이 되었다. 오늘은 이곳에서 내가 왜 44살의 나이에 나의 인생 첫 블로그를 미국에서 시작하게 되었는지 이야기하려고 한다.1. 한국말에 대한 갈증나는 의도치 않게 (?) 미국인과 결혼했다. 유학을 올 당시, 미국에서 터를 잡고 살 계획이나 꿈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지금은 7살짜리 아들도 있다. 10년이 넘는 미국 생활 속에서 내 삶도 많이 안정이 되었지만, 언젠가부터 내 마음 속에 무수히 많은 한국말과 생각들이 차오르기 시작하면서, 이를 꺼내놓을 출구가 절실히 필요했다. 미국인 남편, 아직은 한국말이 서투른 아들, 멀리 있는 내 가족과 친한 친구들.. 2023. 8.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