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브라보 지식룸 (Knowledge)

뇌 발달로 이해하는 생애 첫 3년(0-3세)의 발달

by Dr.Yun in FL 2023. 11. 18.
반응형

1. 영유아기 뇌의 발달

인간의 뇌는 뉴런 (Neuron)이라는 신경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냅스 (synaps)는 뉴런들 사이의 신경전달물질이 오가는 신경세포들이 서로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신생아는 성인보다 1.5배 많은 신경세포와 시냅스를 가지고 태어난다. 0-3세 시기의 아이들은 오감 (Five senses) -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통해 보고, 듣고, 먹고, 만지고, 느끼며 세상의 모든 자극과 정보들을 받아들이고, 뉴런들 간의 연결인 시냅스들을 만들어 뇌의 기능을 형성해 간다. 시냅스 간의 연결은 만 3세 무렵까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평생 필요한 양의 두 배 정도가 만들어진다. 영유아기 뇌 발달을 이해하며 흥미롭게 봐야 할 사실 중 하나는, 성인보다 많이 갖고 태어난 신경세포의 연결인 시냅스들 중 자기 환경에 필요로 하지 않는 스냅스들을 가지치기한다는 사실이다. 시냅스 가지치기 (Synaptic pruning)는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뉴런과 시냅스를 제거함으로써 뇌가 더 효율적으로 기능하기 위해 일어나는 과정이다. 이를 다르게 이해해보면, 인간은 태어나면서 자신이 필요한 것보다 많은 신경세포와 시냅스를 갖고 태어나지만, 생애 첫 3년 동안 적절한 자극에 의해 이 신경세포들 간의 시냅스 연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인간이 가진 뇌의 무한한 잠재적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뇌 발달의 최적화된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간의 뇌의 뉴런과 시냅스

2. 영유아기 뇌에서 특히 중요한 기능의 발달

  • 전두엽 (Frontal lobe): 계획 설계 및 실행, 언어 발성, 논리적 사고, 기억 등을 담당한다. 
  • 두정엽 (Pariental lobe): 피부를 통해 전달되는 촉각 및 무게, 동작, 위치 등을 감지하는 운동 조절을 담당한다. 
  • 측두엽 (Temporal lobe): 언어를 듣고 이해하는 청각 및 후각 정보를 담당한다. 
  • 후두엽 (Occipital lobe): 사물을 보고 인식하는 시각 정보를 담당한다. 

이러한 뇌의 각 부위의 발달 가운데, 만 3세까지는 전두엽을 제외한 대뇌의 나머지 세 부분인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에서 가지치기가 이루어진다. 이 세 부분은 주로 생존에 필요한 인간의 기본 조절 능력을 담당한다. 즉, 0-3세 아이들은 전두엽을 통한 지능 및 인지 기능의 발달보다는 운동감각, 생체리듬, 언어 능력의 획득을 통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기본 능력들을 습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뇌의 구조

3. 뇌의 발달로 이해하는 영유아기 발달 과업

"0-3세 아이들에게 우리가 우선적으로 도와주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첫 번째,  규칙적인 생체리듬 형성을 돕는다. 신생아는 깜깜한 엄마 뱃속에서 머물다 태어나 낮과 밤을 구분 짓지 못한다. 따라서, 영아기 시기에는 낮동안 빛을 많이 보여주고, 활동량을 높이며, 저녁에는 정적인 활동과 목욕 등을 통해 수면을 유도하여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형성하도록 돕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더불어 신생아는 먹는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고, 잦은 간격으로 젖을 먹여야 하지만, 생후 4-6개월 즈음 이유식을 시작하면서부터는 낮에 먹는 양과 간격을 늘려가며 규칙적인 식습관을 형성하도록 돕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두 번째, 운동 및 감각 기능의 형성을 돕니다. 즉, 혼자 기고, 앉고, 서고, 걷고 뛰는 기본적인 운동 기능부터 혼자 옷을 갈아입고, 대소변을 가릴 수 있는 자율적 기능까지 습득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운동 감각 기능을 주로 담당하는 곳이 바로 두정엽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때로는 넘어지고 서투르더라고 주변의 위험한 물건들은 치우고 안전한 공간을 확보하여 아이 스스로 기고, 앉고, 서고, 걷는 기회를 많이 주어야한다.
 
세 번째, 언어 기능의 향상을 돕는다. 신생아는 태어나면서 대부분의 필요한 욕구를 울음으로 표현한다.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구별지어줄 수 있는 기능이 바로 언어 습득이다. 예를 들어, 배가 고프거나, 잠이 올 때, 기저귀가 불편할 때 아기들은 큰 소리로 울며 부모의 도움을 요청한다. 이 시기 아이들은 언어 기능의 습득을 통해 울음 대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언어로 표현하고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배워나간다. 즉, 이 시기 인간의 언어 습득은 인간이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는 첫 걸음이다. 이쯤 되면, 또 부모들은 궁금해한다. 한국어 이외에 다른 언어도 이 시기에 노출시켜야 하지 않을까? 내가 이론 뿐 아니라 미국에서 내 아이를 키워본 경험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은 이 시기 두 언어를 동시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아이는 언어적 능력을 타고난 매우 소수의 아이들이다. 대다수의 아이들은 이 시기에 모국어 획득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4. 영유아 시기에 필요한 두뇌 자극 

이쯤되면 부모들은 생각할 것이다. 신경세포 간의 시냅스가 더 많이 형성될 수 있도록 매일매일 새로운 곳을 다니며 다양한 자극을 주고, 언어 자극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영어 노래도 하루 종일 틀어놓고 이러면 우리 아이가 똑똑한 아이로 자라지 않을까? 특히나, 조기교육을 무척이나 우선시하는 우리나라의 교육 환경에서 이런 풍경이 그리 낯설지 않다.
 
앞서 뇌의 기능의 이해를 바탕으로 사고력과 기억력을 담당하는 전두엽은 만 4세쯤이 되어서야 스냅스의 활성화가 시작되며, 본격적인 시냅스 가지치기는 12-13세인 청소년기에 이루어지고, 20대 초반인 성인이 되어서야 완성이 된다.

그렇다면 만 3세 이전의 아이들에게 다양한 지적 자극을 주겠다며, 전집을 구매하고, 영어 CD를 틀고, 플래쉬카드를 넘기며 단어를 외우도록 하는 활동들이 아이들의 뇌의 발달 단계에는 맞지 않을뿐더러, 큰 효과를 볼 수도 없다는 이야기다. 
 

"생애 첫 3년 우리 아이들에게 제공되어야 중요한 자극들은 무엇일까?"
 

첫째, 이 시기 아이들에게는 오감을 직접 사용할 수 있는 환경과 자극들을 제공해주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세상에 태어나 모든 것이 처음이 아기들에게는 자신의 신체 부위부터, 엄마의 손길, 차가운 얼음 하나하나가 모두 새롭고 신기한 자극들이다. 매 순간의 자극을 오감을 통해 받아들이면 아이들의 두뇌에서는 시냅스가 연결되고 활성화되며 그 어떤 시기보다 빠른 뇌의 발달을 이루어 나가게 된다.  
 
둘째, 아이의 기질과 상황에 맞게, 일상 속에서 아이가 스스로 추구하고 좋아하는 자극을 지속적으로 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에너지와 활동성이 높은 남자 아이들 두었다고 해보자. 이 아이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가자, 나가자"를 외치며 끊임없이 야외활동을 요구하고, 높은 계단에서 점프를 하거나, 난간을 기어오르고, 대근육을 많이 사용할 수 있는 공차기나 달리기 등에 무척 흥미를 보일 것이다. 그런데, 부모는 아이가 책상에 앉아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고, 레고를 조립하는 등의 정적이고 소근육 위주의 활동을 하길 원하고, 이와 관련된 활동들을 끊임없이 제공한다면 아이는 금세 흥미를 잃고, 자신의 뇌에서 필요로 한 자극을 얻는데 제한적인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따라서 0-3세 시기의 자녀를 둔 부모는 평소 아이를 관찰하여, 우리 아이가 특히 재미있어 하는 활동이 무엇인지를 살피고,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와 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것이 좋다
 
셋째, 미디어 사용의 제한이다. 2019년 세계보건기구 (WHO)는 만 3세 미만 아이들의 미디어 노출을 하루에 한 시간 이내로 할 것을 권고한다. 미디어의 시청은 영유아기 시기에 필요한 오감을 이용한 자극을 전혀 제공하지 못하는 일방향적인 자극이다. 따라서, 엄마와 눈을 맞추고, 사람의 표정을 살피며 감정 표현을 익히고, 바깥 세상을 뛰어다니며 운동 기술을 습득하고, 언어적 상호작용을 배워나가는 것이 무척 중요한 시기에, 장시간의 미디어 노출은 분명 득보다는 실을 더 많이 가져올 수밖에 없다. 이는 실제로 팬데믹 기간에 미디어에 많이 노출된 아이들이 언어와 발달 지연을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들에서도 증명이 되어지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모든 성인이 휴대전화를 소유하고, 티비나 태블릿의 사용이 만연하며, 아이를 카시트에 앉히고 하는 장거리 운전이 늘어난 상황에서 미디어의 노출 전면 금지는 거의 불가능게 현실이다. 하지만, 특히 만 2세 미만의 아이들 둔 부모라면 정말 불가피한 상황이 아닌 이상, 스크린 타임을 제한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관련 글 참고:
2023.11.23 - [언니들의 지식룸 (Knowledge)] - 뇌 발달로 이해하는 4-6세 발달: 자기조절력(Self-Control)과 주의력(Attention) 키우기

뇌 발달로 이해하는 4-6세 발달: 자기조절력(Self-Control)과 주의력(Attention) 키우기

1. 전두엽의 발달 전두엽 (Frontal lobe) 은 보통 만 3세 정도부터 시냅스의 활성화가 시작되어, 12-13세인 청소년기에 시냅스 가지치기를 통해 특정 신경회로의 기능을 강화시키고, 20대 중반인 성인

wiseresearchlife.tistory.com

2023.10.16 - [언니들의 지식룸 (Knowledge)] - 0-5세 영유아를 위한 미디어 사용 지침(미국소아과학회)

0-5세 영유아를 위한 미디어 사용 지침(미국소아과학회)

안녕하세요. 김언니입니다. 제가 아동 및 청소년의 디지털 기기 사용에 관해 관심을 두게 된 건 관련 강의를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게임과 유튜브를 매우 좋아하는 초등학교 아이들을

wiseresearchlife.tistor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