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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지식룸 (Knowledge)

뇌 발달로 이해하는 4-6세 발달: 자기조절력(Self-Control)과 주의력(Attention) 키우기

by Dr.Yun in FL 2023.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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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두엽의 발달 

전두엽 (Frontal lobe) 은 보통 만 3세 정도부터 시냅스의 활성화가 시작되어, 12-13세인 청소년기에 시냅스 가지치기를 통해 특정 신경회로의 기능을 강화시키고, 20대 중반인 성인기가 되어서야 성숙된 기능을 완성하는 가장 발달이 천천히 이루어지의 뇌의 영역이다. 전두엽의 주요 기능은 아래와 같다.

  • 추론 (Reasoning):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정보의 처리 과정을 다룬다. 우리의 판단, 의사결정, 그리고 창의력도 이 영역에 속한다.
  • 사회적 이해 (Social Understanding): 타인의 감정 및 의도를 이해하고, 해야할 말과 행동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할 말과 행동을 구분 짓도록 돕니다. 
  • 집행 기능 (Executive Function): 자기 조절, 억제, 집중력, 기억력, 계획의 실행 등 인지 처리 과정에서 필요한 중요한 기능을 포함한다.
  • 수의 운동 (Voluntary Muscle Movement): 수의 운동이란 의도된 움직임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떨어진 물건을 집기 위해 손을 움직이거나, 뛰거나 일어서기 위해 발을 움직이는 움직임 등이 이에 해당된다. 
  • 학습과 기억 (Learning and Recalling): 새로운 정도를 받아들이고, 저장된 정보를 나중에 불러내어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출처: https://my.clevelandclinic.org/health/body/24501-frontal-lobe)
 

2. 자기조절력과 주의력을 키우는 시기

자녀들을 키우는 데 있어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육아가 수학 공식처럼 누구에게나, 어떠한 경우, 어떤 시점에서 반드시 적용되는 국룰이 없다는 점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모든 발달 과정이나 지침들에 대략적인 연령을 제시하기는 하지만, 아동 발달은 개인이 타고난 유전적 특성과 환경적 영향의 결합으로 이루어지는 매우 복잡한 과정이기에 반드시 개인차를 고려하여 이해해야 한다. 
 

"왜 자기조절력과 주의력을 키우는 첫 시기로 4-6세를 강조하는가?"

 
첫째, 전두엽의 발달 시기와 연결된다. 앞서 뇌의 발달에서 이야기한 대로 전두엽의 발달은 대략 만 3세 정도를 시작점으로 본다. 즉, 뇌의 발달 과정에 따라 아이 스스로도 자기조절력과 주의력을 배울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준비가 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둘째, 자율성(Autonomy)이 확립되는 시기이다. 이 시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라면 "내가 내가", "내가 할래!"라는 이야기를 하루에도 수십번 듣게 될 것이다. 정신분석학자이자 발달심리학자인 에릭 에릭슨 (Erik Erickson)이 제시한 인간의 심리사회적 발달 단계에 따르면, 아이들은 생후 2-3세가 되면 "자율성(Autonomy) vs 수치심(Shame/Doubt)", 3-6세까지는 "주도성(Initiative) vs. 죄책감(Guilt)" 라는 발달 과업 단계에 도달하게 된다. 예를 들자면, 아이들은 2-3세 경이되면 배변 훈련, 스스로 옷 갈아입기와 같은 과업을 성취하며 스스로 할 수 자율성(Autonomy)을 획득하고, 3-6세가 되면 아이들은 스스로 놀이를 주도(initiate)하거나, 혼자 밥 먹기, 손씻기 등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늘려가게 된다.
 
셋째, 생활반경의 확장이다. 이 시기가 되면 아이들은 주로 부모와 함께 지내던 제한된 환경에서 어린이집과 유치원으로 생활반경을 확장하며 자신만의 독립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그 속에서 선생님, 또래 친구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어가며 자신의 생활반경과 인간관계를 확장해 가고, 혼자 이를 닦거나, 친구를 사귀는 등 부모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만나게 된다. 

 

3. 자기조절력과 주의력에 대한 이해

자기조절력: 아이 스스로 말로 표현한 자신의 목표에 주의를 집중하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조절하며, 내적 동기를 지속시켜 행동을 계획하고 지속시키는 능력이다. (이전 글 참조: 만 3세부터 키우는 자기 조절력 (Self-Control)의 중요성)

  • 충동 조절 (Impulse Control): 행동하기 전에 멈추고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 감정 조절 (Emotional Control): 우리의 다양한 감정들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다. 
  • 행동 조절 (Movement Control): 우리 신체의 움직임을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다. 

주의력: 아이의 관심 유무를 떠나 필요한 과제나 해야하는 목표가 정해졌을 때, 주변 자극에 흔들리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해 과제를 수행해 낼 수 있는 능력이다. 

  • 초점 주의력 (Focused Attention): 특정 외부 자극 (e.g., 소리, 불빛, 통증)에 반응하여 나타나는 주의력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반응하고, 그림이나 사진과 같은 시각 자극에 반응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 지속 주의력 (Sustained Attention): 일정 시간 이상 한 가지 과제에 집중을 유지하는 능력이다. 
  • 선택 주의력 (Selective Attention): 다양한 요인이나 자극 중에서 필요하거나 원하는 한 가지 과제에 집중하는 능력을 말한다.  
  • 분할 주의력 (Divided Attention): 한번에 두 세가지 일에 동시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다. 
  • 전환 주의력 (Alternating Attention): 다른 인지적 능력이 필요한 과제들 사이에서 주의를 전환하여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4. 아이들과 함께 자기 조절력 키우기

첫째, 전두엽의 힘을 기른다. 전두엽의 힘은 자기가 당장 하고 싶은 것을 잠깐 멈출 수 있거나, 나중의 더 큰 가치를 위해 현재의 욕구나 만족을 참아내는 훈련을 통해 길러진다. 이 개념은 만족 지연 (Delayed Gratification)"이라는 정서발달의 중요한 척도와도 연결된다. 만족 지연은 널리 알려진 마시멜로 실험을 통해 증명된 연구 결과다. 즉, 눈앞의 마시멜로를 지금 당장 먹지 않고 기다리면 나중에 하나를 더 준다는 말을 듣고 기다린 아이들이 나중에 성인이 된 후에 여러 면에서 더 나은 성취를 이루었다는 연구 내용이다.  
 
만족 지연을 통한 자기 조절력을 높이는 훈련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상 속에서 얼마든지 가능하다. 예를 들어, 과자를 당장 먹고 싶다고 하는 아이에게 저녁을 먼저 먹고 나면, 너가 제일 좋아하는 초콜릿 쿠키를 주겠다고 약속을 한다거나, 지금 당장 엄마랑 놀고 싶다는 아이에게, 엄마가 설거지 하는 것만 기다려주면, 네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을 같이 30분간 해줄 거야라고 약속하고 잠시 멈춤과 기다림을 반복적으로 훈련시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경험들을 일상 속에서 많이 시켜주는 것이다.
 
이때 반드시 부모는 아이와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 (절대 중요!!!) 쿠키를 주기로 해놓고 잊어버리거나, 30분 게임을 하기로 해놓고 설겆이가 끝난 후 피곤하다며 다음에 하자고 하면 아이에게 신뢰를 잃게 되어, 그 효과는 반감이 되고, 아이의 자기 조절력 향상에도 실패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부모인 우리도 평소에 아이와 함께 훈련이 가능하다. 저녁 8시 이후에는 먹은 것을 조절하겠다든가, 설겆이나 집안일 등 해야 할 일을 먼저 끝내고 같이 영화나 티브이를 보는 것 등 말이다. 부모와 함께 하는 긍정적 경험들을 통해 아이들의 자기 조절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둘째, 몸을 많이 움직이는 아이가 자기 조절도 잘한다.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과 자기 조절력이 서로 연관이 있다고 하면 처음에는 의아하게 들릴 수 있다.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고 얌전한 아이일수록, 한 자리에 앉아 집중하고 자기 조절도 잘할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뉴런의 생존과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신경 성장 인자 (Nerve Growth Factor)가 운동과 긴밀이 연관되어 있음은 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되었다. ("뇌는 달리고 싶다" - 안데르센 한센 저). 운동은 뇌의 신경세포를 더 많이 만들고 신경망을 튼튼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4-7세에 운동을 통해 형성된 신경망은 한 번 형성되면 평생 유지가 된다는 점이다. ("나보다 똑똑하게 키우고 싶어요" - 김붕년 저). 물론 활동성 레벨에서는 개인차와 성별에 큰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일상에서의 산책이나 바깥 활동은 사람의 심리를 전환시키고, 주위를 환기시기는 역할을 함으로 적절한 수준의 바깥 활동은 하루 중에 반드시 아이와 계획하는 것이 좋다.  
 
사실 내가 이 부분에 특히 공감을 하는 이유는 7살짜리 내 아들을 키우면서다. 어려서부터 워낙 활동성이 컸던 아들이라 걷고 뛰기 시작하던 무렵부터는 거의 하루에 5-6시간 이상은 야외 활동을 해야 했다. 농담이 아닌 것이 이런 활동이 없으면 밤에 2시간 이상 잠드는 것조차 힘들어했다. 그렇게 자란 7살짜리 우리 아들은 지금도 축구, 풋볼, 가라데, 클라이밍, 수영 등 가릴 것 없이 다양한 운동들을 좋아하고, 학교에서도 무엇보다 좋아하는 시간이 리세스 (Recess) - 놀이터에서 노는 휴식 시간인데, 이를 통해 에너지를 발산하고, 집중력을 회복하여 공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셋째, 내적 동기 (Instrinsic Motivation)를 키운다. 앞서 제안한 대로 일상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만족 지연을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야외 활동과 규칙적 운동을 통해 뇌의 신경망도 발달시켰다면, 궁극적으로 우리가 아이에게 바라는 것은 이러한 자기 조절이 자신의 내적 동기를 통해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일 것이다. 예를 들어, 엄마가 회유하고, 윽박지르고, 협박해서 (아이에게 화를 내지 않고 이야기하는 것도 결국 감정의 자기 조절이다.) 이루어지는 숙제 후 30분 게임 시간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내적 동기를 통해 선택하는 식사 후 30분 게임 시간이 바로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려면 아이 스스로도 숙제를 한 후 게임을 하는 것이 과제를 미리 끝냄으로서 부담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고, 엄마와의 대결도 피할 수 있는 더 나은 결과라는 것을 스스로 이해해야 한다. 
 
작심삼일이라는 말도 결국은 자기 조절의 실패이며, 스스로를 조절하는 능력이 얼마나 힘든지를 표현해 주는 말일 것이다. 성인인 우리도 여전히 화를 조절하지 못해 타인과 다투고, 욕구를 조절하지 못해 음주나 약물에 빠지고, 다이어트에 매번 실패하는데, 어린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게임 시간을 스스로 잘 조절하고, 친구들에게 화를 내지 않고 늘 잘 지낼 수만 있겠는가? 결국 우리가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 나아가야하는 방향은 부모로서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하루하루 성장해 가는 우리 아이들과 함께 자기 조절력을 키우는 과정을 일상 속에서 함께 해나가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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