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역행자 - 돈, 시간, 운명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삶

1. 제목: 역행자
 
2. 저자: 자청
 
3. 책과 이어진 내 삶 속 이야기: 20대 때는 막연히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가 되면 삶도 여유롭고 모든 게 해결되는 줄 알았다. 그렇게 긴 시간의 투자 끝에 고대하던 자리에 올랐지만, 내 삶은 그다지 달라진 게 없었다. 조금 더 늘어난 페이첵은 조금 더 늘어난 카드값과 집과 차 할부금에 모두 저당 잡혔고, 나는 여전히 경제적 여유도, 삶의 자유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걸까?"
 

나도 다른 꼰대 어른들처럼 "나는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를 되뇌며 현 신세를 한탄하고, 내 남은 노년도 이렇게 살아야하는 걸까? 나보다 10년을 더 산 인생선배들과의 대화도 그닥 희망적이지 않다. 그들은 Tenure를 받고 1억이 넘는 연봉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행복해 보이지 않는 표정으로 자신의 월급을 불평하고, 자신들의 틀 안에 갖혀 산다. 내가 미국에서 유학을 하고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내 환경이 한번 업그레이드된 것은 맞다. 하지만, 여전히 나의 삶의 방식은 온전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는 주체적인 삶과는 거리가 멀다. 주변의 인생선배들의 조언이 그닥 현명한 것이 아니었다면, 지금부터라도 내 방식대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기로 했다. 그리고 선택한 많은 책들 중 하나가 '역행자'이다. 

이 책에서는 순리자로서의 삶이 아닌, 역행자가 되기 위한 7단계 모델을 소개한다. 이 책의 내용에 따르면, 결국 내가 그동안 만나온 많은 사람들은 바로 95%에 해당하는 순리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지금껏 내가 역행자를 단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것도 이 논리대로라면 이해가 된다. 역행자는 오직 5%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역행자의 첫 3단계는 (1) 자의식 해체, (2) 정체성 만들기, (3) 유전자 오작동 극복이다. 특히 내가 속한 고학력 집단일수록 첫 단계에서부터 발목 잡혀 한 발짝도 못 움직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들이 가진 특권의식이 본인이 그간 쌓아온 자의식의 해체를 쉽게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건 내 경험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임신과 출산, 그리고 신생아를 데리고 2년간 남편과 플로리다-조지아 사이의 장거리 끝에 결국 나는 2017년 교수직을 내려놓고 풀타임맘이 되었다. 그 당시 나는 인스타에서 내 아이와 비슷한 나이대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몇몇을 팔로우했다. 5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나는 그들이 성장하는 것을 꾸준히 지켜봤다. 특히, 내 아들 카이가 어릴 때 즐겨보던 미국 유튜브 채널 중에, Ryan's world라는 toy reivew 채널이 있었는데, 지금 그들은 백만장자의 대열에 올라와있다. (https://en.wikipedia.org/wiki/Ryan's_World). 이 책의 말대로라면 나는 그때 내 자의식을 깨고 나오지 못했다. '내가 어떻게 노력해서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내가 할 일을 교수지.'라는 혼자만의 자의식과 정체성의 한계에 휩싸여, 그 어떤 것도 시도하지 못했고, 손발이 잘린 듯한 우울한 상태에 있었다.
 
나는 현재 4. 뇌 자동화 단계에서 나오는 뇌를 최적화시키는 22 전략을 내 상황에 맞게 적용 중이다. 22 전략은 간단히 말해 2년간 매일 2시간씩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말한다. 풀타임 일을 하고, 퇴근 후에는 아이와 가족을 돌보며, 하루에 매일 2시간씩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책에서도 이야기하듯, 1주일에 한 번만이라도 이를 실천한다면, 그들은 이미 상위 5-10%로 올라설 수 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이 당신의 인생을 바꾸는 답이라고 이야기를 해주어도 시작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마음가짐으로 나는 책 읽기와 함께 글쓰기를 위해 여기 이곳에서 블로그도 시작했다. 앞으로 이 과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겠지만, 나는 한동안 "읽고 쓰기"의 과정을 꾸준히 해볼 생각이다. 
 
4. 책 속 인용: 
 
1) 자의식 해체

• 우리는 왜 이렇게까지 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할까? 우리의 뇌는 우리의 몸과 마찬가지로 가급적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급한 문제에는 오래 생각할 필요 없이 바로 반응하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는 대충 둘러대면서 뇌는 가급적 적은 에너지로 많은 일을 처리한다. 너무 따지지 않고 대강 문제없을 정도로만, 나와 남을 적당히 속이며 '오늘만 대충 수습하는' 가성비 최고의 운영체제 덕분에 인류는 이렇게 살아남았다. 그 과정에서 우리 안에는 거대한 자아가 남았다. 

2) 정체성 만들기

• 책을 동한 간접 최면: 정체성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은 관련 책을 읽는 것이다. 인간에겐 거울 뉴런이라는 게 있어서 타인의 행동을 보기만 해도 본인이 직접 하는 것과 비슷한 반응을 뇌에 일으킨다. 이를 잘 이용하는 게 바로 '좋은 자기 계발서 읽기'다. 책의 내용을 너무 깐깐하게 비판적으로 따지지 말고 , 한 수 배운다는 느낌으로 마음을 열고 보면 좋겠다.
• 환경설정: 나를 궁지에 몰아넣는 방법이다. 주로 쓰는 방법으로는 '선언하기'가 있다. 인간의 자유의지를 믿지 않는다. 인간은 그저 유전자와 환경의 조합으로 움직이는 공식 같은 거라 생각한다. 타고난 유전 가는 이미 어쩔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환경을 조작해 원하는 것을 이루려고 할 뿐이다. 환경 설계가 불러온 행동과 판단의 차이를 하루하루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고, 수년이 흐르면 넘어설 수 없는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 집단무의식: 만약 본인이 정체성을 바꾸고 싶다면, 의도적으로 어떤 집단에 참여해야 한다. 

3) 유전자 오작동 극복

• 인간의 모든 판단에 선사시대에만 유리한 유전자 코드가 발동되면서 장기적인 인생을 망쳐버린다. 이 유전자 코드는 과거에는 매우 좋은 심리기제였지만, 현대에는 오히려 삶을 망쳐버리거나 가난을 유도한다. 인간은 새로운 도전을 꺼리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만약 원시시대 사람이 새롭게 도전을 한답시고 오지에 가거나 호랑이에게 덤볐다간 큰 부상을 당하거나 죽었을 것이다. 이처럼 조심성 강한 유전자는 과거에는 꼭 필요한 것이었지만, 오늘날엔 열등한 것, 크루지로 남았다. 

4) 뇌 자동화

• 뇌 최적화는 책 읽기나 글쓰기로 뇌 근육을 키우는 것을 뜻한다. 두뇌가 한번 최적화를 끝내면, 평생 자연스럽게 지능이 발달한다. 이것을 '뇌 자동화'라고 한다. 지능 발달은 복리의 성향을 띠어, 시간이 갈수록 지능이 눈덩이처럼 자동으로 높아진다. 뇌 자동화는 뇌 최적화가 지속적으로 발동해 가만히 있어도 생각을 하고, 공부하지 않아도 생각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머리를 쓰는 것이다. 
• 1단계: 22 전략 - 2년간 매일 2시간씩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말한다. 인생을 바꾸는 방법은 간단하다. 의사 결정력을 높이면 된다. 인생이라는 미로에서 남들은 막다른 길로 갈 때, 나는 출구를 향한 길을 고르면 된다.
• 2단계: 오목이론 - 오목은 수만 잘 두면 끊임없이 공격할 수 있다. 당신이 무한하게 승리하는 수만 둘 수 있다면 인생으로부터의 자유는 저절로 얻게 된다. 당신은 지금 눈앞의 과제를 해결하는 데 급급하며 살고 있지 않는가? 장기적인 수를 두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고 작정해 보자. 
•  3단계: 뇌를 증폭시키는 3가지 방법  (1) 안 쓰던 뇌 자극하기, (2) 안 가던 길 걷기, (3) 충분한 수면

5) 역행자의 지식

• Giver: 퍼주는 사람 / Taker: 받기만 하는 사람 / Matcher: 딱 받은 만큼만 돌려주는 사람 - 이들 중에 어떤 사람이 제일 부자가 될까? 가장 가난한 사람이 기버다. 그런데 가장 부자인 사람도 기버다. 당신의 레벨이 높을 때는 주변에 기버들이 넘쳐날 것이다.
• 확률게임: 역행자는 확률에만 베팅한다. 남들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의사 결정력이 높이면, 인생에서 내려야 할 수백 번의 의사 결정에서 좋은 선택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리고 반복적으로 의사 결정을 잘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하늘과 땅처럼 벌어지게 된다.
• 타이탄의 도구: 유전자에 각인된 장인 정신을 역행하라. 인간은 본래 제대로 배운 일 하나를 죽을 때까지 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현대는 하나의 일만 하라는 뇌의 명령에 역행해야 자유를 얻을 수 있다. 하나의 일 대신 3-4개의 얕은 기술들을 습득해야 한다. 

6) 경제적 자유를 얻는 구체적 루트

• 돈을 버는 기본 원리: 상대를 편하게 해 주기, 상대를 행복하게 해주기
• 돈을 버는 핵심은 '문제 해결력'에 있다. 사람들이 어떤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지, 어떤 것에 행복을 느끼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 불편함을 해결해 행복감을 줄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내고, 실제로 해결책을 마련하면 된다. 그러면 돈이 벌린다. 

7) 역행자의 쳇바퀴

• 유전자의 코드는 나에게 "실패란 죽음과도 같으니 반드시 피해야 해"라고 속삭이지만, 나는 이것이 유전자의 오작동일 뿐이란 걸 안다. 유전자, 무의식, 자의식의 명령을 역행할 때, 완전한 인생의 자유를 얻게 된다. 

5. 감상평: 나는 솔직히 이 글을 읽고 단순히 책 읽기와 글쓰기를 통해 내 삶을 다음 단계로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면, 내가 원하는 돈과 시간에서의 자유를 얻을 수 있다면 이보다 쉬운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과정이 실패도 돌아간들 내가 위험에 처하거나 잃을 것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내가 32살의 나이에 무모하게 유학에 도전했듯, 내 인생 3막을 열기 위한 시작을 바로 이곳에서 책읽기와 글쓰기로 이끌어보려고 한다. 만약 이 글을 읽는 과정에서 의구심과 의문이 드는 분들이 있다면, 나는 기꺼이 여러분들에게 실험실의 샘플이 되어 내가 거쳐가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