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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도서관 (Book Review)

[북리뷰] 두 번째 지구는 없다 - 플로리다 허리케인 이야기

by Dr.Yun in FL 2023.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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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목: 두 번째 지구는 없다.

 

2. 저자: 타일러 라쉬 - 미국 출신 방송인. 시카고대학교에서 국제학,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외교학 전공. JTBC 비정상회담 출연.

 

3. 책과 이어진 내 삶 속 이야기: 지난주에 걸린 코로나, 이번 주엔 예고 없이 찾아온 허리케인으로, 일주일 자가격리와 FSU 첫 주 수업 전면 취소가 되면서 내 삶이 잠시 정지가 되었고, 그러면서 다시 집어 들게 된 책이 바로 환경 문제를 다룬 '두 번째 지구는 없다' 이다.  

 

내가 지구 온난화라는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전 내 국민학교(?)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학교에서 배운 것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집에서는 샴푸 쓰기를 줄이고, 밖에서는 자동차 타기 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어린 나이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배웠던 것 같다. 하지만 그 후로도 내 삶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특히 미국에 와서는 분리수거도 한국에서처럼 열심히 하지 않게 되었고, 우리는 그렇게 30년이 넘는 시간을 큰 변화 없이 지내왔다. 

8.30.2023 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캐인 Idalia

나는 환경주의자도 아니고, 관련 분야의 문외한이지만, 플로리다에서 현재의 내 남편을 만나면서 조금 달라진 게 있다. 지구 온난화가 남이 일이 아니라는 사실.. 우리를 곧 집어 삼켜버릴 수도 있다는 현실을 똑똑히 직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남편은 현재 플로리다에서 해양생물 관련 연구 및 교육을 제공하는 비영리 단체 (Non-profit organization)를 운영 중이다 (https://en.wikipedia.org/wiki/Gulf_Specimen_Marine_Laboratory) 최근 몇 년 사이 크고 작은 허리케인들이 Gulf of Mexico 해안을 여러번 강타했는데, 이 허리케인들의 위협으로 매번 남편은 부모님 세대부터 이어온 가업을 하루아침에 날려버릴 위기에 여러 번 처했다. 매번 허리케인이 올 때마다, 두려움에 떨며, 몇날 며칠을 새벽까지 나무판 (Hurrican Shutter)으로 창문을 고정시키고, 정전이 되는 경우를 대비해 발전기(generator)를 설치하고, 해양생물들을 다른 곳으로 대피시키고, 주요 물품들을 스토리지로 옮기고... 이런 과정을 내가 지켜본 것만도 이미 지난 7-8년간 4-5 정도다. 그 허리케인에 대한 이야기가 기후 위기 (Climate Crisis)와 관련해서 이 책에 잘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지난 3년 간 전 세계를 위기에 빠트렸던 코로나19에 대해서도 기후위기와 관련해 설명해 놓았다. 

 

4. 책 속 인용

  • 지구 기온 상승으로 인해 가장 뜨거워진 곳은 바다이다. 바다의 수온 상승은 태풍 피해를 키운다. 태풍은 수증기가 많고, 수온이 27도 이상인 환경에서 만들어진다. 원래라면 태풍은 바다를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수증기가 꺼지고 서서히 힘을 잃어야 하는데, 바다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따뜻한 물이 올라와 태풍의 에너지원인 수증기가 된다. 태풍이 오히려 막강해지는 것이다. 육지를 강타한 태풍이 바다에서 다시 힘들 얻고 또다시 육지를 강타하는 패턴이 이어지면서 막대한 피해를 준다 (p. 23). 
  • 해수면 상승이 있고 여기에 태풍 피해도 점점 막대해지고 있다. 가장 심한 등급의 태풍은 향후 더 많이 생길 것이고, 2005년 카트리나 수준의 태풍이 일반적일 것이다. 이런 태풍들을 해일현상 (Storm Surge, 태풍이나 저기압으로 해수면이 급격히 높아지는 현상. 일반적으로 '폭풍해일'이라 한다.)으로, 수면을 약 8M 더 높이 끌어올린다. 이런 부분들을 고려해서 환경 모델을 찾아보면 정말로 깜짝깜짝 놀란다. 내가 살고 있는 집, 내가 원하는 지역은 침수 예정이거나 태풍 피해를 수시로 입게 되거나 극심한 가뭄에 시다릴게 된다 (p. 23-25).
  • 코로나 19는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기후위기가 계속되면 빙하와 영구통토층이 녹으면서 그 안에 있던 박테리아가 노출될 것이고, 부패가 지연되거나 멈처있던 동식물 사체의 부패가 진행될 것이다. 그러면 사체 안에 동결되었던 수백 년, 수천 년 전의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밖으로 나오며 또 다른 전염병을 불러올 수 있다. 시공간으로 단절된 서로 다른 생태계가 갑자기 부딪치고 충돌하는 것이다 (p. 50). 
  • 기후위기를 전면에서 맞고 있는 우리는 기온 상승에 의한 리스크를 고민해야 한다. 벌레나 박테리아의 서식지가 확장되거나 영구동토칭이 녹으면서 새로운 균과 박테리아가 전파되는 위험 말이다 (p. 51). 
  • 인수공통감염병이 발병하고 확산하는 배후에는 기후위기가 있다. 기후위기로 인해 야생동물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바이러스나 균을 가진 동물과 인간의 접촉이 늘어난다. 또 바이러스나 균을 옮기는 모기나 진드기의 서식지가 이동하면서 연관된 전염병을 확산하기도 한다. 기후위기로 인한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환경을 너무 짧게 생각하고 좁게 보고 있다는 신호이다 (p. 160). 

5. 감상평:  이제 기후위기는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다른 집 불구경하듯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지난 3년간 전 세계 인구가 고통받았듯, 바로 내 코앞에 닥쳐 있는 문제라는 뜻이다.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새로운 바이러스성 질병들이 나타나면서, 우리의 자식 세대들이 고스란히 그 고통을 감내하게 될 것이다. 기후위기는 개인, 정부, 그리고 기업이 모두 얽혀있는 매우 복잡한 문제이기에, 한 개인으로서 문제의 인식부터, 정부적 차원의 정책적 규제 및 기업의 협조가 절실히 필요하다.

 

아래 사진들은 지난 2015년 내가 있는 플로리다 탈라하시 (Tallahassee)를 강타했던 허리케인 마이클이 지나갔을 당시, 미국을 방문했던 우리 아빠와 부러진 나무 옆에서 놀고 있는 아들 카이의 사진이다.  참고로, 허리케인 마이클은 1992년 이후 최초의 카테고리 5에 해당하는 매우 강력한 허리캐인 중 하나였다. (Hurricane Michael was a very powerful and destructive tropical cyclone that became the first Category 5 hurricane to make landfall in the contiguous United States since Andrew in 1992). 

 

허리케인 마이클로 부러진 수많은 나무들 중 하나.
쓰러진 나무로 길이 막혀 나무 중간 부분만 급하게 잘라 길을 열어놓은 모습.
3주간 미국을 방문한 동안 허리케인을 경험한 아빠가 나무 정리 작업을 지켜보는 모습.
3살 카이가 허리케인으로 쓰러진 나무 옆에서 트랙터 장난감을 갖고 놀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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